함께 하는 형제 | 운영자 | 2022-09-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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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형제 (22.09.11) ”멀리 사는 친척보다 이웃사촌이 낫다.“ 는 말이 있습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 삼형제는 한 마을에 사셨습니다. 함께 일을 하는 경우도 많았고 굳이 명절이 아니더라도 자주 모일 수 있었으며, 한 가정이 어려운 일을 당하면 아버지 삼형제는 서로 힘을 모아 극복하곤 했습니다. 어떤 이들보다 형제우애가 깊었던 아버지 형제들이었기에 자녀된 사촌 형들과도 관계도 남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름은 여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계절을 따라 산으로 들로 형들과 함께 다니며 쌓인 추억들은 삶의 은은한 기억과 향기로 남았습니다. 봄이면 나물을 뜯는 어머니를 따라 나섰고, 여름이면 물놀이와 물고기 잡이를 위해 온 강을 휘저었으며, 가을이면 머루와 다래를 따라 산을 헤맸고, 겨울이면 얼음 배를 타고 노느라 짧은 해가 늘 아쉬웠습니다. 시골 집을 팔아 마련한 자금으로 면 소재지의 시장에서 10여년 동안 아버지께서 슈퍼를 운영했지만 남은 것은 작지 않은 빚만 지고 물러났을 때 문제가 되었던 것은 살 집이 없다는 것이었고 집은 아버지 혼자 해결하기는 버거운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땅을 준비하고 아버지 삼형제와 사촌 형들이 힘을 모으니 몇개월만에 아주 멋진 집이 건축되었습니다. 제가 가정을 꾸리고 목회를 시작한 초기에도 시골 큰 아버지 집에 함께 모였으니 그 인원만 해도 상상 이상이었지만 큰 아버지 두 분이 돌아가신 후 부터는 따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촌 형들과 누나들의 자녀들인 조카들도 이제는 대부분 가정을 꾸렸으니 어느 새 시간이 흐른 것입니다. 이제는 모인다고 해도 조카들과 우리 아이들이 서로 낯설어 하는 까닭에 어색한 시간속에 있다가 짧은 만남을 마무리하고 흩어지곤 하는데 이는 한 마을에 모여 살며 추억을 쌓은 사촌 형들과의 관계와 같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요 이런 만남조차 이제는 오랜 일이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아주 가까운 친척이지만 각자 살기에 바쁘고 멀리 흩어져 살다보니 이제는 몸도 마음도 점점 멀어졌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명절에 억지라도 모여야 할 이유는 많습니다. 처음 낯설어하는 자녀들도 여러 번의 만남속에 마음이 열리고, 만나다 보면 가족됨을 확인하고 향기로운 추억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지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마음을 열어 섬긴다면 형제 화목은 물론 삶의 안식과 평안도 함께 누릴 것이며 혹여 믿지 않는 형제들이 있다면 그들에게도 복음의 문이 열릴 것입니다. 태풍이 지나고 맞는 추석 명절에 부모, 형제, 그리고 친척들을 주님을 섬기듯 기쁨으로 섬기고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가정의 주인이시오 교회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맞아주실 것이요 칭찬하시고 품어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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