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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보다 이별을 잘해야 한다. 김승규 201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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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보다 이별을 잘 해야 한다.
   (14.06.29)


2011년 언제부터인가 새벽기도회에 나오기 시작하던 박인서 집사님은 2012년 3월 정식으로 교회에 등록을 한 후 지금까지 함께 신앙생활 했다. 집사님은 청주 출신으로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을 따라 마산에 내려와 정착했고 이제 60을 바라보고 있으니 마산은 제2의 고향이라 하겠다.

합성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하시는 박 집사님의 모교회는 창원성결교회인데 인쇄업으로 중국에 진출했다가 사정으로 귀국해서 누님이 계신 산호동에 자리를 잡았고 본 교회인 창원성결교회로 돌아가지 못하고 가야백화점 근처의 한 교회에 출석하다가 우리 교회로 오셨다.

인쇄업을 하던 박인서 집사님은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활발할 때 중국으로 건너갔고, 의욕적으로 일하던 중, 뜻밖에도 중풍으로 쓰러졌다. 이로인해 건강은 물론 경제적인 모든 기반마저 다 무너지고 처참한 상황속에서 귀국하게 되는데 현재 우리가 지켜본 불편한 몸 상태도, 회복되어 그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죽다가 살아난 인생이라 할 것이다.

졸지에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게 된 그는 겪어보지 못한 경제적인 궁핍함속에서 정부의 장애인 지원 정책의 혜택으로 살 수 있었으나 집사님에게 또 하나의 어려움은 거처의 문제였던 것 같다. 그런까닭에 오래 전 박 집사님은 임대아파트 신청을 해놓았었고 기대하지 못한 때에 자리가 비었으니 들어오면 된다는 연락을 받게 되어 떠나게 된 것이다.

우리 교회에 와 신앙생활 한 것이 3년 정도 되었다. 몸이 불편하지 않는 한 주일 낮 예배는 물론 저녁예배, 수요예배 그리고 새벽기도회에 빠짐없이 참석했던 박인서 집사님은 지난 6월 24일(화) 중리 임대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중리가 먼 곳은 아니다. 김해는 물론 진해에서도 오시고 대부분의 성도들이 창원 전역에 흩어져 있지 않는가? 자동차시대는 거리의 문제를 넘어서게 하였고 전도의 영역은 그만큼 넓어졌다. 하지만 박 집사님은 몸이 불편한 관계로 차를 타는 것도 쉽지 않고, 새벽 제단을 쌓는 기도의 사람인고로 가까운 교회를 정하여 신앙생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되었다.

이사가 결정된 후 쭈뼛거리며 어렵게 말을 건네던 집사님의 모습에 여러 가지 착잡하고 서운한 마음이 들었지만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별은 늘 쉽지 않고 낯설기만하다. 목사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무겁고 맥이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한 부분이다. 그 것이 기도의 후원자요 모든 예배에 함께 참여하며 예배의 동역자였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늘 새벽예배를 위해 교회 문을 열었고, 강단의 불을 밝혔으며 매일 저녁시간에는 기도의 단을 쌓았다.

곤고한 인생의 한 복판에서 좌절하지 않고 이겨나갈 수 있었던 것은 기도를 붙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어려운 시기, 낯설고 두렵기만 한 이국에서 나락에 떨어지는 경험을 해야 했던 딸과 아들은 성숙한 신앙으로 성장하였고 부인 집사님도 믿음에서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박 집사님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다.

나는 박 집사님에게 “가까운 교회를 정하되 여러 교회에서 말씀을 듣고 교회의 상황을 잘 살펴 건강하고 따뜻한 교회로 선택하시라” 권면하고 기도해드렸으며 이사 후 문자로 축하해주었는데 함께 기도하며 동역해 준 시간들에 감사를 표했고 신앙승리를 위해 축복했다.

만남보다 이별이 훨씬 더 중요하다.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면 축복과 기도속에 떠날 수 있도록 해야하고, 보내야 한다면 마음 편하게 떠날 수 있도록 새로운 선교지로 파송하듯 보내드려야 한다. 어쩔 수 없이 가는 이라면 자신의 삶의 자리를 잘 정리하고 가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이다. 이별은 만남을 기약하고 새로운 만남의 출발점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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