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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쓴 역전 드라마 김승규 201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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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쓴 역전드라마
         (2014.06.08)


6. 4지방 선거가 끝났다.

세월호 사고로 민심이 흉흉한 상태에서 치러진 선거는 집권 여당에게 큰 타격을 입힌 것만은 분명하다. 서울시장은 물론 구청장직을 거의 모두 야당에게 내주었으니 참패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야당의 손을 온전히 들어주었다고 착각하면 그야말로 오산이 아닐 수 없다.

늘 갖는 생각이지만 국민들의 정치수준은 전문가 이상으로 정확하고 보는 눈이 예리한대 정치인들의 생각은 여전히 70년대 80년대 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금번 선거 결과에 생각지도 못한 이변을 연출하며 당선된 사람이 있다. 서울시 교육감 당선자 조희연이다. 그는 진보진영의 교육감 단일후보로 출마했지만 여당의 고승덕 후보, 그리고 그와 치열한 대결을 펼치리라 예상되었던 문용린 후보의 인지도에 밀려 당선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가장 큰 문제는 현저히 떨어지는 그의 인지도였다. 출마당시 그의 인지도는 4%였다고 하니 거의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대로 높은 인지도와 지지율을 바탕으로 당선이 기정사실화 되던 고승덕 후보는 그의 딸 캔디 고가 페이스 북에 올린 ‘딸을 돌보지 않는 나의 아버지는 교육감 후보 자격이 없다.’는 글로 큰 타격을 입게 되고 이로 인해 득을 얻게 될 인물이 문용린 후보일 것이라 생각했으나 뜻밖의 후보였던 제3의 인물 조희연 후보가 당선이 되었다.

어찌된 일인가? 인지도 4%의 무명 조희연 후보의 역전 드라마는 그의 둘째 아들 조성훈씨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쓴 편지글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조씨는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아버지가 고생하시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제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조금이나마 아버지의 이름을 알리는데 도움이 되고자 외람됨을 무릅쓰고 이렇게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게 되었다"라고 시작한다. "냉정하게도 선거의 세계는 아버지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턱없이 낮은 아버지의 인지도 때문이다."라고 진단하면서 "차라리 조희연 후보의 비전이 널리 알려진 후에 유권자에게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적어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 "며 자신의 아버지를 “고통받고 있는 약자를 어느 순간에서나 생각하는 사람이었다.”고 설명한다.

그의 아버지에 대한 소개는 "제가 20년이 넘게 아버지를 가까이에서 지켜온 바로는, 다른 것은 모르지만 적어도 교육감이 되어서 부정을 저지르거나 사사로이 돈을 쫒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그는 아들로서 존경받아 마땅한 아버지에 대한 신뢰를 글을 통해서 잘 보여주었고 그의 글은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됐다. 게재 나흘 만에 조회 건수는 무려 30만을 돌파했고 트위터와, 페이스 북, 카카오 톡 단체 대화방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특히 각급 학교 학부모 운영위원회, 학년별, 학급별 학부모 단체 대화방엔 '조희연 아들 글'이 계속 퍼졌다고 한다.

결국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아 당선은 쳐다보지도 못했던 무명의 후보가 역전의 드라마를 쓰게 된 것이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이 꼭 아들 때문만은 아닐지라도 아들의 빛나는 역할은 부인할 수 없는데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다른 누구에게보다 자녀들에게 존경받는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잘 전달한 것이 많은 유권자들의 마음에 감동을 준 것은 틀림없다. 아들의 글을 통해서 본 그는 최소한 자신의 가정에서 만큼은 존경받는 아버지요, 열린 마음과 자세로 소통하려했던 아버지며, 고민하며 행동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인정받아 마땅하다 싶다.

선거는 끝났다. 이제 우리는 당선자들이 겸허한 마음으로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열의와 진심을 가지고, 공약을 실행하며, 국민을 섬기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며 기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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