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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유감 김승규 201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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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fmc.onmam.co.kr/bbs/bbsView/12/3160820

핸드폰 유감

   (13.6.16)



삐삐라 불리는 무선호출기가 우리나라에 등장한 것이 1980년대 중반이다. 나는 90년대 초에야 삐삐를 구입하여 사용하였는데 급한 일이라도 생기면 연락할 방법이 없던 시대에 무선호출기 삐삐는 대단한 통신혁명이었다. 하지만 그리 오래지 않아 무선전화기인 휴대폰의 등장과 함께 차츰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지금은 스마트폰 시대다. 전화는 물론 인터넷, 메일, 영화, 게임등 모든 것이 가능한 스마트폰은 현대인들의 삶의 패턴마저 바꿔놓았다. 전화나 문자위주로 사용하는 이들은 구세대로 취급받는다. 스마트 폰의 기능이 워낙 다양하기에 사용하는 자에 따라 스마트 폰은 작은 컴퓨터요, 자신의 모든 것을 통제,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폰의 주 기능은 전화와 문자로 대변되는 통신의 기능임에 틀림없다. 언제부터인가 서울에서 오는 전화 즉 지역번호 02가 찍힌 전화는 받지 않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홍보, 설문, 구매를 위한 전화들이기 때문이다. 혹시나 해서 받아보면 역시나 곤혹스러운 전화뿐이어서 전화를 받지 않으려 한다.

이러다보니 통신회사 또는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은행들이 070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일반전화로 걸려오는 전화를 핸드폰 사용자들이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070으로 걸려오는 전화 또한 색안경을 끼고 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는지 이제는 핸드폰으로 전화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얼마 전부터 모 대학 부속 식품개발 연구소라고 하며 무료 시음을 해주겠다는 핸드폰을 통한 전화가 왜 그렇게 여러 번 걸려 오는 지 정중하게 거절하다 드디어 싫은 소리를 하고야 말았는데 전화를 걸었던 사람도 당황한 듯 하다.

지난 해 지방 교육부총무를 했던 사실은 어떻게 알았던가?

지방 모임에 무료 시음할 수 있도록 음료를 제공하겠다는 것 부터 교회의 주일예배 후에 음료를 제공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그런데 이런 저런 전화가 한 두 번이 아니라 거의 공해 수준이다. 치열한 경쟁시대,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속한 회사의 제품을 팔기 위해 낯설고도 두렵기만 한 전화 다이얼을 돌려야 하는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 싶은 마음이 있어 때론 들어주기라도 하려하지만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다. 친구 목사 중 한 사람은 연회주소록의 핸드폰 란을 채워 넣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의 핸드폰 번호가 이런 주소록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가입한 수 많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도 정보가 빠져나간다.

이제는 초등학생들도 거의 대부분이 휴대폰을 가지게 되었고 각 가정마다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적지 않다. 어른이나 아이들 모든 세대에게 휴대폰은 이들에게 휴대폰은 단순 통화의 기능을 넘어 자기표현의 수단이요

그들을 즐겁게 해주는 친구이며 힘들 때 피할 수 있는 피난처이기도 하다. 만일 우리가 휴대폰 없이 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해보지 않은 현실이지만 휴대폰을 정리한 사람은 물론 당사자에게 연락해야 할 사람들의 불편이 이만 저만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불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스마트폰이 없다면 일을 손에 잡지 못하는 심각한 정서적 불안증세를 나타내는데 이는 핸드폰(스마트폰) 중독 중증을 앓고 있다는 뜻이다. 편리함을 넘어 스마트 폰이 우리를 묶는 족쇄가 되어 우리 삶을 일일이 감시하고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 어느 때보다 자기 절제, 생활도구의 지혜로운 관리 그리고 사용이 필요한 때다. 편리함과 재미를 무기로 은연중에 우리를 구속하기 시작한 다양한 도구에서 벗어나 조용히 우리를 돌아보고, 우리 삶에 은총의 빛을 더하시는 주님과 동행하는 은혜를 누리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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