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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날의 단상 김승규 201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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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날의 단상
   (2013. 04.28)

  
  
   지난 화요일은 하루 종일 비가 내렸고, 이튿날 아침이 되어서야 그쳤다. 봄비치고는 제법 많은 비를 뿌렸는데 파종한 씨앗에도, 잎이 돋아 연두빛 새 순을 드러낸 산자락의 나무들 그리고 들풀까지 여간 흡족한 단비가 아닐까싶다.

언젠가 케냐로 떠났던 단기 선교팀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들이 듣고 TV를 통해 보았던 케냐는 광활한 대지, 푸른 초장에 사나운 사자는 물론 온갖 동물들이 떼로 거니는 동물들의 낙원이었기에 한껏 기대에 들떠 갔는데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케냐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바짝 마른 대지위 시들다 못해 말라붙은 풀들은 검불이 되어 흩날리고 일행들이 거닐 때마다 일어나는 흙먼지가 살인적인 폭염과 함께 숨을 몰아쉬게 하였다. 케냐 땅에서 처음 느낀 그들의 감정은 못살 동네라는 것이었다.

2년 후 다시 케냐의 단기 선교팀이 꾸려졌을 때 주저하는 청년들이 있었는데 2년 전의 고생스러웠던 추억들 때문이었다. 그들은 2년 전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케냐 땅을 다시 밟았는데 이게 왠일인가? 케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그들을 맞아주었다. 광활한 대지, 푸르다 못해 눈이 시리도록 푸른 초원과 그 곳에 뛰노는 동물들의 모습은 TV로 보았던 낙원 그대로였다.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들의 마음을 평안케 했고 천국의 앞마당처럼 변화되어 그들을 맞아준 케냐는 2년전 본 그 땅이 맞는가 싶었단다. 그 이유는 6개월 우기와 6개월 건기 때문이었다.

한 방울의 비도 오지 않는 6개월은 사람도 사람이거니와 동물에게는 처절한 생존의 시간들이다. 반면 충분하다 못해 넘치도록 비가 내리는 우기 6개월은 고통스러운 건기 6개월의 시간들을 충분히 잊게 해준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의 땅은 얼마나 큰 축복의 땅인가? 드물게 가뭄이 길어져 농부들의 걱정소리가 들려올 때도 있지만 사계절이 있고 계절에 따라 적절히 비가 내려 대지를 적시고 곡식을 자라게 하니 은총이 아닐 수 없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비의 종류는 생각이상으로 다양했다. 가는 비의 종류로서 안개비, 이슬비, 보슬비, 부슬비, 가루비, 가랑비, 실비가 있고 굵은 비의 종류로 발비, 장대비, 채찍비, 달구비, 소나기, 억수가 있다. 계절에 따라 봄에 내리는 비는 일할 것이 많아 비가와도 일해야 한다는 의미로 일비라 불리우고 여름에 내리는 비는 바쁜 일이 없어 잠자도 좋다는 잠비, 가을에 내리는 비는 떡을 해먹으며 여유롭게 쉴 수 있다는 의미에서 떡비, 농한기 겨울에 내리는 비는 술 마시며 논다해서 술비라고 한단다. 이 외에도 맑은 날 살짝 내리는 비를 여우비라 했고, 예기치 못하게 밤에 살짝 내린 비를 도둑비라 했으며, 농사짓기에 좋을 만큼만 내리는 비를 꿀비, 필요한 시기에 내리는 단비, 요긴할 때 내리는 약비, 홍수 이후에 잠잠 했다가 다시 내려 흙을 씻어 내는 비를 개부심이라 표현한 것을 보면 우리 땅에 내리는 비가 얼마나 요긴하고 풍성하며 적절한 것인지를 일러 주는 듯 하다.

신명기에서는 “여호와께서 너희의 땅에 이른 비, 늦은 비를 적당한 때에 내리시리니 너희가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얻을 것이요” [신11:14]라고 말한다.

이 축복의 땅에서 하나님을 노래하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큰 은혜인지 두고 두고 생각해도 감격스럽기만 하다. 성도들에게만 내리는 비가 있다. 이름하여 은혜의 단비다. 금년 한 해는 은혜의 단비가 성도들의 마음을 충분히 적시고, 또 성도들이 아는 모든 이들의 가슴에까지 흘러가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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