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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다녀온 월요여행 김승규 2011-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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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다녀온 월요여행

지난 월요일 경기도 이천을 거쳐 강원도 원주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친구 목사의 아버지와 또 다른 친구목사를 찾아 볼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성남에서 목회하는 친구 목사에게 전화가 온 것이 2달 정도 된 것 같다.

아버지가 전립선 암인데 온 몸에 전이 되어 6개월 판정을 받았고, 나를 보고 싶어하더라는 이야기와 함께 시간되면 한 번 올라오라는 전화였다. 친구 목사의 아버지는 시골교회의 장로로 섬기시다가 은퇴하셨고 연세가 80이심에도 아직 농사를 지을 정도로 건강하셨던 분이시다. 나는 1985년 신학대학에 입학하고 한 학기를 공부한 후 1년을 휴학해야했다. 복합적인 사정이 있었지만 제일 큰 문제는 가정의 경제사정 때문이었다. 휴학한 1년 동안 경기도 이천에 있는 친구목사의 집에서 공짜로 숙식을 해결하며 돈을 벌 수 있었다. 월급 10만원이었던 때에 먹여주고 재워주는 친구의 부모님들이 없었다면 복학해서 1년을 다닐 수 있었던 돈을 모으기는 힘들었으리라. 아내와 함께 찾아뵈었더니 잠깐이나마 건강을 회복한 상태로 편안한 얼굴로 맞아주셨고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잊지 않고 찾아와 준 것에 고마움을 표하셨다. "은혜는 가슴에 새기고 원망은 강물에 새기라"는 말이 있다. 어찌 이 은혜를 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자식의 친구를 자식처럼 돌보아준 은혜를 정말 가슴에만 묻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나마 찾아 뵌 것이 친구와 친구아버지보다 내 자신에게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나와 아내는 친구 목사 부부와 함께 원주 기독병원으로 내려갔다. 여주에서 목회하는 친구가 혈액암으로 입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불과 한달 전 신학 동기회로부터 "오늘 밤을 못 넘길 것 같다"는 문자가 반복전달되었었는데 위기를 넘기고 퇴원했다가 다시 입원한 것이다. 얼마나 덩치가 큰 친구인지 군대도 가지 않은 친구인데 몸무게도 많이 줄었고, 혈소판 수치가 떨어져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었다. 아직 감당해야 할 사명이 있다면 생명을 연장시켜 주시고 건강을 회복시켜 주십사 기도하였다. 투병중인 친구 목사는 항암치료로 인해 기력이 떨어져 있었고 졸음을 이기지 못하여 깜빡 깜빡 하면서도 찾아온 친구들로 인해 힘이 솟는 듯 지나간 이야기들을 쏟아놓았다. 병상에 누워있는 친구목사뿐만 아니라 많이 지쳐있었던 친구 목사의 사모도 위로를 얻는 것 같아 감사했다.

하나님께서 섭리하심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하면서도 삶의 위기는 나의 영역이 아닌 것처럼 살 때가 얼마나 많은가?또 위기를 만나면 하나님을 원망할 때도 있지 않은가? 짧게 살든 조금 길게 인생을 살든 모든 것이 하나님의 축복임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믿음의 삶이다. 믿음의 사람들은 이 땅에 발을 디디며 살지만 궁극적인 본향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웰빙(잘 사는 것)의 삶과 웰다잉(잘 죽는 것)의 삶이 하나라는 사실과 우리의 모든 것이 소중함을 깨닫는 하루의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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