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산에 미치면 약도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삶의 여유가 생기면서 운동을 위한 스포츠 인구와 취미와 여가생활을 즐기기 위한 등산 인구가 급격히 늘었다. 일전에 알게 된 한 분도 등산을 시작한 지 채 2년이 안되었지만 매주 등산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 명산을 찾아다니고 스케줄만 맞으면 지리산 종주는 물론 장거리 산행을 시도하는데 그 묘미가 기가 막히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지난 주간에는 히말라야 14좌 완등, 7대륙 최고봉 완등, 남극점·북극점 원정에 성공하여 세계 최초로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산악인 박영석 대장이 안나푸르나 봉의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기 위한 등반에 나섰다가 신동민 강기석 대원과 함께 실종되었고 결국 유해없이 장례를 치뤘다. 산을 사랑하고 결국 산에서 생명을 마감하게 된 이분들에게 산은 어떤 의미였을까?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들, 기껏해야 일 년에 한 번 산에 오를까 말까한 이들,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이들에게 산은 또 어떤 의미일까 싶다. 산은 올라야 하고, 자신의 이름을 새겨야 하는 고지 정복의 의미로 다니는 사람은 아마추어다. 산에 오른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산에 대한 두려움과 신비를 마음에 간직하고 있고 다만 자신을 받아주기를 바라며 산에 오른다 한다.
산은 친밀하게 다가오는 작은 뒷동산으로부터 시작해 일반인은 오를 꿈조차 꾸지 못하는 거대하고 웅장한 산들까지 다양하지만 산은 하나님의 창조 세계중 하나로 우리를 향해 베푸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선물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특별히 신앙인에게 산은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기 위한 거룩한 곳이요 하나님이 친히 자기를 드러내시는 곳이기에 하나님을 경험하는 신비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아브라함은 아들 이삭을 드리기 위해 모리아 산으로 갔고 그의 믿음을 증명하고 믿음의 조상이라는 영광스러운 별칭을 얻었다. 그 이름도 찬란한 이스라엘의 지도자 모세는 하나님의 산 호렙에서 하나님의 사명을 받았고 시내산에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의 지침인 십계명을 받기 위해 사십일 사십야를 머물러야 했다. 모세는 자신의 생을 마감하게 되는 순간에도 가나안 땅이 내려다보이는 느보산에 있었고 하나님은 그를 산에서 영원한 품으로 부르셨다.
신약시대로 넘어와 인류구원을 이루신 예수님은 ‘습관을 따라 감람산’(눅22“39)에 오르셨는데 하나님을 대면하기 위한 기도의 자리에 나아가기 위함이었다.
성경에서 산은 하나님을 대면하는 거룩한 장소이기에 하나님께 예배하기 위한 성소, 성전을 상징한다. 하나님의 산, 성전, 거룩함으로 구별된 주의 몸인 교회를 향하여 우리의 눈을 고정하고 있는가?
그 분께 삶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 분의 인도함을 받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가?
시편121편 1절-2절은 말한다.
“네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우리는 여호와의 산을 향하여 눈을 고정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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